2015. 4. 18. 16:59 나의 생각
주유소에서 기름에 샤워한 아저씨
제가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여름방학때 주유소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셀프 주유소는 없었고
모두 사람들이 직접 넣어주는 방식이었죠.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일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재미도 있어지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도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여름에는 낮에는 날씨가 덥기 때문에
저는 밤에 일하기가 조금 편할 것으로 생각하고 야간 알바를 뛰었습니다.
야간에는 시간도 길기 때문에 돈도 더 많이 받는 장점도 있었죠.
밤에 일을 하다가 아침이 되면 신문배달하는 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휘발유를 넣어가기도 했습니다.
40대쯤 되는 아저씨가 항상 그 시간이면 기름을 넣어갔었는데,
제가 실수로 그만 기름을 그 분의 몸에 뿌려버렸습니다ㅠㅠ
"이런!! OOOOOO야!!"
너무도 화가난 그 분은 저에게 막 짜증을 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분의 반팔 티셔츠가 전부 다 젖었기 때문이죠ㅠㅠ
저는 도저히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제 지갑을 꺼냈습니다.
"제가 세탁비를 사비로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순간적으로 그 아저씨는 갑자기 미안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하하하!! 날씨도 더웠는데 기름으로 샤워하고 나니까 정말 쉬원하네!!"
그리고는 제가 주려고 하던 세탁비를 받는 것을 거절하고는
아무 말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갔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그 주유소에서 알바를 하는 동안 그 아저씨를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주위에 있는 다른 주요소로 갔을 듯 합니다ㅠㅠ
저도 다시 그분을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보면 너무 부끄럽고 할말이 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그 분은 약간 버럭하는 성격을 가졌지만,
나름대로 멋진 면을 가진 남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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